“모든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예술가에게 더 없는 위안이 된다.”

<데미안>으로 잘 알려진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예술의 목적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심지어 예술 중에서 유일하게 무조건적인 경탄을 바치고,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고 말했다는데요👀 이처럼 헤르만 헤세에게 음악은 그의 문학 세계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로, 그는 종종 음악에 관해 굉장히 깊은 성찰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의 음악적 사유를 담은 책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와 이 책의 아주 많은 부분에서 등장하고 있는 음악가 ‘오트마 쇠크’를 함께 보며 그의 생각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까 해요. 여러분도 함께해요 :)

*모든 인용문은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에서 빌려왔습니다.

"내가 쇠크를 알게 되었을 때 그는 약 스무 살이었다. 당시 그의 가곡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나는 그에게 진심으로 마음이 끌렸을 뿐 아니라 그가 보기 드문 진짜 예술가에 든다는 걸 알아보았다.”

헤세는 어느 날, 연주회장에서 갓 스무 살이 넘은 한 음악가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오트마 쇠크! 스위스 출신 작곡가로, 지휘뿐만 아니라 반주자로도 유명했죠. 헤세는 쇠크의 가곡을 처음 들었을 때 그의 예술관에 푹 빠졌고, 이후로 이 둘은 절친한 동료로 함께합니다👬 오트마 쇠크는 종종 헤세의 시에 음악을 붙여주었고, 헤세는 이 연주에 영감을 받아 또 다른 작품들을 만들어냈죠. 그에 따르면, 쇠크의 곡에서는 사소하게라도 텍스트를 오해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해요. 완벽하게 글을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 출중한 음악가였음이 드러나네요👍🏻

"그는 이십 년 넘도록 내 가장 좋은 동료이자 가장 총명한 동료였다. 그가 자주 내 시에 곡을 붙여주었기에 나는 아주 내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쇠크는 종종 헤세가 사는 운터제 호숫가 마을에 와주었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에서 피아노를 쳐주기도 했고, 술집에서 압생트를 마시다가 슬롯머신으로 쏠쏠하게 술값도 벌었죠😎 이 밖에도 이 둘은 저번 레터의 주인공이었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를 감상하고 노래를 부르곤 했답니다. 

"나는 내 친구가 화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가끔 그림을 그린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기에 놀랍진 않았다. 그의 아버지 댁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화가 아버지를 둔 덕에 오트마 쇠크는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큰 관심이 있었어요. 헤세는 쇠크가 그린 유화 두 점을 소장했는데요. 헤세의 집에 방문한 화가들이 그 유화를 보고 화가의 이름을 묻는 일이 왕왕 있었을 정도로 뛰어났다고 합니다✌🏻

사실 오트마 쇠크는 정치적인 문제에 연루된 적이 있어요. 그와 공동으로 오페라 <Das Schloss Durande> 를 창작한 독일 시인 헤르만 브루테가 나치에 연루되었다는 소문이 도는 바람에, 오트마 쇠크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것이죠(사실 오트마 쇠크는 스위스 작곡가랍니다!). 결국, 이 오페라는 스위스에서 연주되지 못했고, 오트마 쇠크 또한 불명예를 얻게 되었어요. 소문과 오해 때문에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하네요😢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쇠크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낭만적이고 유려한 가곡 덕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독일 가곡, 즉 리트의 전통을 잇는 작곡가로 잘 알려진 쇠크는 50년 동안 약 300곡에 달하는 가곡을 작곡했어요. 오페라도 8개나 작곡했고요! 헤르만 헤세도 책에서 쇠크의 성악곡을 많이 언급하고 있답니다.

일시: 6월 7일 화요일 7시 30분

장소: 쿨디가 서점 (서초구 효령로 55길 22 그린빌 오피스텔 401호)

비용: 1만 5천원

신청방법: https://forms.gle/4qCme1HSkMU1Hnfa6

에디터 W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 하면 헤르만 헤세를 꼽을 정도로 그의 글을 좋아하는데요. 헤세의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의 성찰이 담겨 있다면, 에세이와 시에서는 그 자신에 관한 성찰이 담겨있습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목가적인 평화로움은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고 한숨 돌리는데 제격이죠😽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에는 오트마쇠크와의 일화 외에도 헤르만 헤세의 음악에 관한 사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의 글 중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중요한 텍스트들을 아우르는 최초의 시도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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