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협주곡을 뜻하는 '콘체르토'의 어원이 "경합하다, 겨루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콘케르타레(Concertare)에서 왔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에디터는 처음 듣고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싸우는 것처럼 연주해서 그런가?"하는 의문이 들었는데요🤓 이 의문은 협주곡이 처음 탄생할 때의 모습을 알고 나서야 풀렸답니다.

오늘은 협주곡, 즉 콘체르토 양식을 개척한 비발디와 그의 콘체르토 그로소를 알아볼게요. 협주곡과 겨루기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한 분들은 얼른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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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8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는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음악을 접할 수 있었어요. 베네치아 악파 최고의 작곡가로 꼽히는 레그렌치에게 작곡과 오르간을 배운 그는 집안 사정상 정식 음악가로 길러지지는 못했고, 15세의 어린 나이에 사제 서품을 받아 신부가 되었죠.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던 비발디는 지병이었던 천식이 심해져, 곧 미사곡을 부르지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했어요💨 그래서 그는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보육원의 바이올린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곳에서 40년간 몸담으며 활동을 이어갔어요🎻

아무래도 비발디 하면 <사계>가 가장 먼저 떠오를 텐데요. 사실 그는 바흐와 헨델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 형식을 구축한 꽤 의미 있는 작곡가예요. 그런데도 몇몇 학자들은 그의 곡에는 다양성이 없다며 “혁신적인” 작곡가는 아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비발디가 작곡한 약 780여 개의 곡을 쭉 들어보면, 곡에서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에요(이게 바로 자가 복제?!)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유사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기에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기도 쉬웠을 거고, 그래서 음악적 폼(form)을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거예요. 후대 작곡가들을 위해 형식이라는 디딤돌을 놓아준 것이죠!✍🏻

“훌륭한 음악원이었다. 이런 고아원의 시설에는 사생아나 부모가 없는 소녀들,

양육 능력이 없는 부모의 소녀들이 수용되어 있다.”

베네치아에 가면 일명 비발디 성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피에타 성당(Chiesa della Pietà)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옆에는 메트로폴 호텔이 있는데요. 호텔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피에타 음악원이 있었다고 해요. 비발디가 1703년부터 무려 40년간 몸담은 피에타 음악원(Ospedale della Pietà)은 몸이 아프거나 고아인 여자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종교 시설이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에도 매우 힘썼고, 그중에서도 음악 교육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죠. 아이들이 죄악에 물들지 말라고 음악 교육에 더 신경을 썼다는 이야기도 있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비발디는 10대에 이미 사제 서품을 받은 성직자였어요. 머리가 붉은 탓에 "붉은 머리의 신부님"이라고 불렸다는 비발디! 그는 피에타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래서 피에타에서 근무한 이후 작곡된 음악들은 거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곡이었다네요.

오늘날 '콘체르토(Concerto, 협주곡)'이라고 하면,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함께 있는 형태를 많이 떠올리실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의 곡에는 콘체르토 뒤에 Grosso(그로소)라는 단어가 붙어있죠? Grosso는 ‘거대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언뜻 보면 콘체르토의 규모가 커지다 못해 거대해졌다는 의미로 보이지만, 실은 그 반대입니다🥸 콘체르토 그로소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협주곡의 전신으로, 콘체르토보다 먼저 생겨났어요. 우리나라 말로 '합주 협주곡'이라 불리는 콘체르토 그로소의 탄생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17세기로 돌아가 보아야 해요. 

17세기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현악기의 세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음악가가 현악기를 다룰 줄 알았고, 자연스레 현악기 산업도 대호황을 누렸죠. 명기로 소문난 “스트라디바리우스”도 이때쯤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기의 작곡가들은 풍부한 현악기 소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했을 거예요. 이러한 상황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대결' 포맷입니다🤝 여러 대의 현악기가 마치 대결하는 듯 서로 번갈아 연주하는 콘체르토 그로소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요즘의 협주곡과 가장 큰 차이점은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결합이 아닌, 악기 그룹과 악기 그룹의 결합이라는 점이에요.

이때 '콘체르토 그로소'의 형태를 확립한 것이 바로 비발디인데요! 그 중심에 있는 곡이 바로 오늘의 <12개의 콘체르토 그로소>입니다. 12개의 콘체르토 그로소로 구성된 이 모음곡은 바흐, 헨델과 같은 작곡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고 곧 협주곡 양식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죠. '조화의 영감'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음악을 들어보면서 조화와 대결을 음악으로 체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