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캐롤 플레이리스트에서 웬만하면 빠지지 않는 부동의 인기 캐롤, 'Feliz Navidad'. '행복한'을 뜻하는 'Feliz'와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Navidad'이 합쳐져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라는 아주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이 반복되는 곡입니다🎅🏻 스페인에서는 12월 24일을 '노체부에나(Nochebuena)'라고 부르며 기념한다는데요.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라틴 아메리카 대부분이 이렇듯 12월 24일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크리스마스이브에 쉬는 곳이 많죠. 에디터 W는 당연히 모든 국가가 그런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영국에서는 12월 24일보다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을 '박싱 데이(Boxing Day)'라는 이름으로 기념하더라구요. 덕분에 쉬게 된 W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하루 더 길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네요🤪 어쨌든 시작부터 스페인 크리스마스로 레터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오늘의 작곡가 에두아르 랄로가 스페인 혈통의 작곡가이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그의 대표곡인 "스페인 교향곡"과 함께 피아노곡까지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Main Act

Lalo : Symphonie espagnole

곡을 들어보신 분들은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것 같아요. '이거 교향곡이 아니라 협주곡 아닌가요?🤔' 독주 악기 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형식은 분명 협주곡이죠. 다만 보통 3악장으로 구성된 협주곡과는 달리 이 곡은 5악장 교향곡 구성인 것이 특징입니다. 곡명과 악장 수로는 교향곡이 맞는데, 구성은 협주곡인 이 작품. 악장끼리 큰 유기성도 없는 데다가 심지어 3악장(Intermezzo)은 연주 시에 생략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니 '모음곡'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랄로는 스페인 혈통이지만, 프랑스 작곡가로 분류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것은 물론, 대부분의 삶을 그곳에서 보냈거든요. 다만 랄로는 스페인 혈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님을 두었어요🇪🇸 집안 대대로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스페인 혈통이 아닌 여성과는 결혼할 수 없었다고 하죠. "스페인 교향곡" 역시 이러한 배경 아래 탄생했어요.

그러나 이처럼 히트곡 작곡에 크게 영향을 준 그의 부모님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음악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사실 랄로의 집안은 대대로 훌륭한 군인을 배출한 군인 집안으로, 아버지는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유공자였어요. 그렇다 보니 음악교육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고, 랄로는 물리적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음악을 공부하겠다며 파리로 떠나게 됩니다💁🏻‍♀️ 다행히 어릴 적에 바이올린과 첼로를 조금 배웠기에 그는 파리 정착 초기에 연주 활동으로 첫 발자국을 뗄 수 있었고, 이는 그가 현악 작품을 많이 남기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19세기 파리에서는 “이국적인 것”을 향한 수요가 매우 컸어요. 그 덕에 하바네라 춤곡을 연상시키는 1악장과, 자유로운 느낌을 극대화한 2악장 등 스페인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난 이 곡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죠.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화려한 바이올린 독주 부분도 큰 몫을 했고요. 다만, 이런 화려함을 두고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차이콥스키를 비롯한 몇몇 평론가는 화려하지만 깊이는 없는 작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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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 Saëns Violin Concerto No 3

이 곡이 대히트를 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초연을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였습니다. 사실 이 곡은 사라사테에 의해 초연되었을 뿐 아니라 그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해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은 사라사테는 스페인 출신의 음악가로, 파리에서 연주 활동을 했는데요. 공통점이 있던 랄로와 금방 친해졌고, 음악 외적으로도 절친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라사테를 뮤즈로 삼은 작곡가는 랄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작곡가 까미유 생상스는 그 유명한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와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그에게 헌정했어요. 이중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의 경우에는 사라사테와 함께 작업하며 곡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이를 반영하여 완성해 나갔죠✍🏻

친구가 되면 어김없이 뮤즈 당하는(?) 마성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 본인 스스로도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에게 자신을 위한 바이올린곡을 작곡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브루흐, 비에냐프스키 등이 그 대상이었죠. 파가니니 사후 최고의 바이올린 비르투오소로 인정받는 사라사테. 한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 그의 연주처럼 잊지 못할 2024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