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그랑플라스 광장 ©️Editor W

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최근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논란이 될 만한 여러 순간을 지나, 모두가 열광한 무대가 있습니다. 희귀 질환을 앓던 셀린 디옹의 화려한 복귀 무대이자 개막식의 피날레가 바로 그것인데요. 에펠탑 위에서 울려 퍼진 에디트 피아프 원곡의 “사랑의 찬가".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 무대를 두고 “디옹의 공연은 피아프에 대한 헌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랑의 찬가"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사랑하던 애인 마르셀 세르당을 비행기 사고로 잃고 쓴 곡으로, 공개 직후부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상대가 죽어 없어지더라도 그를 사랑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셀린 디옹은 캐나다 퀘백 출신으로 프랑스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노래에 불어 가사를 붙여 프랑스 내에서는 불어를 알린 공신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몇 년 전 디옹 역시 남편을 잃는 슬픔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어쩐지 에디트 피아프의 이야기와 닮은 구석이 있죠. 오늘은 “사랑의 찬가"를 시작으로 에디트 피아프와 유럽의 광장 문화에 관해 소개하려고 해요.

Main Act

에디트 피아프의 “피아프"는 참새를 의미한다고 해요🐦 참새처럼 짹짹거리는 목소리가 아름다워 붙은 별명인데요. 소중하고 귀여운 별명과는 다르게, 피아프의 삶은 꽤 혹독했습니다. 출생 직후부터 어머니는 그를 방치했고, 그런 그를 거둔 친할머니 역시 그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죠. 3살 때 영양실조로 시력을 잃은 피아프는 4년간 앞이 보이지 않는 채 살았다고 하는데요.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은 후에는 아버지를 따라 유랑극단을 보조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18세가 된 해, 아버지의 건강마저 악화하어 그는 홀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벌어야 했고, 이때 택한 것이 바로 샹송이었어요. 피아프는 사랑을 주제로 하는 샹송 여러 편을 썼는데요. 1946년, 콜롬비아 레코드사를 통해 자작곡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을 공개한 이후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오늘 글릿이 가져온 “L'accordéoniste(아코디언 연주자)"는 아코디언 연주자에게 사랑에 빠진 어린 여성에 관한 노래로, 화자는 아코디언 연주자가 전쟁 때문에 자신을 떠나자, 전쟁이 끝나면 행복하게 함께 살 것을 기대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어요🥺 카바레 피아니스트였던 미셸 에메르가 작곡/작사한 곡으로, 피아프는 별 기대 없이 들었다가 노래에 마음을 뺏겨 곧바로 자신의 레퍼토리로 채택했다고 하죠. 이후 이 음반은 피아프의 첫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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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dith Piaf: La Foule

글릿이 준비한 마지막 곡 역시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 노래입니다. “군중"이라는 의미를 가진 “La Foule”는 축제 기간, 군중무리에서 휩쓸리듯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예요👩🏻‍❤️‍👨🏻 그러나 남자는 곧 군중에 휩쓸려 멀어졌고, 둘은 영영 만나지 못하죠. 여자는 이를 슬퍼하며 군중을 저주합니다. 

몇 해 전, 에디터 W는 프랑스의 음악축제 "fete de la musique"에 다녀왔어요. '페트 드 라 뮈지크'라고 불리는 이 축제는 매년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데요. 그해 니스(Nice)에서 펼쳐진 축제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축제의 규모와 더불어 흥미로웠던 것은 수많은 군중과 큰 무대를 수용할 수 있는 '광장'의 존재였어요😮 한국의 축제가 테마파크나 큰 공원에서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유럽의 축제는 주로 광장에서 이루어져요. 이곳은 축제할 때만 북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삶의 일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광장은 상거래의 중심지이자, 종교 및 축제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그 어떤 작은 지역을 가도 광장은 꼭 있죠. 많은 분이 알고 있듯, 그리스 “아고라"에서 출발한 광장은 사람들이 모여 토론하는 공간이었어요. 중세 시대부터 교회가 곳곳에 세워지자, 석공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광장이었습니다🫂 곧 상권이 들어서기 시작한 이곳은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동상과 기념비들로 가득 차게 되는데요. 그렇게 광장은 지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적 유산으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하나 더! 유럽 여행을 다녀온 글리터는 아시겠지만, 유럽의 건물들은 굉장히 비좁게 배치되어 있어요. “뒷골목"이라는 단어가 딱 맞게, 매우 작은 창문과 가까운 건물 사이가 특징적입니다. 이는 광장의 또 다른 존재 이유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거주지 외의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지나가는 공간, 이곳에서 펼쳐진 축제에서 잠깐의 사랑을 만났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