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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클래식 공연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올해, 모두가 기대하는 내한이 있다는 사실을 아실 거예요. 당타이손이 오는 6월,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연주를 하거든요!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쇼팽 콩쿠르를 우승한 당타이손은 매번 내한할 때마다 객석을 꽉 채우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데요👏🏻 2년 전 내한 당시에도 3층짜리 객석을 모두 채웠던 기억이 나네요. 쇼팽 콩쿠르 우승자답게, 당타이손은 매 연주 때마다 쇼팽을 즐겨 연주하곤 합니다. 그런 그의 이번 프로그램 역시 화제의 대상이에요. 바로 쇼팽의 유작을 선택했기 때문인데요. "Op. posth"라고 쓰인 두 개의 작품. 작품번호도 채 명확하지 않은 이 작품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Main Act

Chopin: Nocturne No 20 in C Sharp minor Op. Posth

작품번호 뒤에 'posth'가 붙는 것을 처음 본 분들도 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Posth'는 유작에 붙는 작품번호로,  'Posthumous(유작)'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어요. 하지만 보통 'Op Posth'라고 하면 다른 작곡가의 유작이 아닌 쇼팽의 유작을 의미하곤 합니다. 일종의 고유명사화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쇼팽의 유작, 작품번호 72번은 총 3곡의 녹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마 쇼팽은 이 작품이 그의 유작으로 남을 줄은 몰랐겠지만, 어쩌다 보니 '녹턴(야상곡)'으로 작곡되었네요. 그래서인지 괜히 침착하고 슬픈 감상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흔히 유작이라고 하면 가장 마지막으로 작곡한 작품을 뜻하지만,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의 경우엔 생전 작곡된 곡이 작곡가의 사후에 출판된 곡들을 유작으로 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에요. 아무래도 첫 번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약간의 혼용을 할 예정이지만, 쇼팽의 유작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쇼팽이 이 작품을 쓴 것은 1830년이었고, 출판된 것은 사후인 1870년이었죠🤓

오늘 Main Act에서 소개할 곡은 유작에 포함된 총 3곡(19, 20, 21번) 중, 20번입니다. 영화 <피아니스트>에 나와 한창 유행하기도 했던 이 곡은 당연하게도 많은 연주자에 의해 연주되었어요. 물론 쇼팽의 곡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영화 속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정말 제대로 된 '비애'를 표현할 수 있는 곡이거든요💧

실제로 이 곡은 장송행진곡으로도 쓰입니다. 흔히 쇼팽의 장송행진곡으로 불리는 작품은 "피아노 소나타 제2번 작품번호 35"로,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를 만나기 전 마리아라는 여성과 파혼한 후 쓴 곡이에요😥 상실의 아픔을 다룬 이 곡은 불협화음으로 시작하여 불협화음으로 끝나죠.

오늘의 곡인 녹턴 제20번은 앞선 곡과는 또 다른 상실의 아픔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그는 고향을 떠나 연주 여행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누나에게 이 곡을 헌정했는데요. 고향을 떠나고 일주일 후, 고향 폴란드에 혁명이 일어나 국경이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전달받아요🇵🇱 이후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던 쇼팽은 결국 프랑스에서 목숨을 거두게 됩니다.

💡 하나 더! 많은 사람들의 가는 길을 빌어준 쇼팽의 두 장송행진곡. 쇼팽의 장례식에서는 그의 작품 중 프렐류드 4번이 연주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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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ändel: Oratorium "Jephtha" HWV 70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죽기 직전에 쓰이거나, 죽은 이후 발표된 유작은 늘 여러 소문에 휩싸여있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안고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작곡가의 대표곡 중에도 유독 유작이 많습니다. 예컨대 모차르트의 "레퀴엠"이나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등이 그렇죠. 비제 역시 "카르멘"의 대성공을 알지 못한 채 초연 3개월 후 급성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카르멘"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중 하나가 되었고요! 때로 그 작곡가의 '정수'와 같이 표현되기도 하는 유작들. 오늘은 그중에서도 바로크 작곡가, 헨델의 유작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헨델의 유작 오라토리오인 “Jephtha(입다)HWV 70”은 헨델이 세상을 떠나기 8년 전에 작업한, 그의 마지막 오라토리오입니다. 조수들의 도움을 받아 이후에도 몇 곡을 더 작곡하긴 했지만, 온전히 헨델의 힘으로 작곡한 마지막 작품이 바로 "입다"였다고 해요. 헨델은 8년간 시력문제로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요, 실제로 "입다"의 자필 악보에는 가사인 "How dark, O Lord, are thy decrees" 아래에 자신의 시력이 악화하였음을 이야기하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독실한 영국 국교회 신자였던 그는 성금요일에 세상과 작별하고 싶다고 늘 얘기해 왔다고 해요.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인지, 실제로 성금요일에 죽음을 맞이한 헨델. 오늘은 그의 오라토리오로 레터를 마무리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