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졸라 #항구의 사계 中 <가을>

늦가을의 탱고

2020. 10. 30.

<Dans la tour>, Leonor Fini ©️Christie's

어느덧 나무엔 단풍이 들고 장롱 안쪽에 잠자던 코트를 꺼내 입을 계절이 되었어요🍂 사계절 중 가을은 유독 짧은 느낌입니다. 자연이 색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채 만끽하지도 못하고 저물어버리니까요🥺

오늘은 가을을 마무리하는 분위기를 제대로 내기 위해 피아졸라의 “항구의 사계 中 <가을>”을 가져와 봤습니다. 비발디, 하이든, 심지어는 가수 태연까지! 많은 음악가가 변화하는 계절을 음악으로 만들곤 했는데요, 오늘은 그 중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구에 찾아든 가을의 모습을 보러 갈 예정이에요! 탱고 음악의 역사부터 피아졸라까지, 팔로팔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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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erformance 💬: 피아노에 Peter Von Wienhardt, 바이올린에 Erik Schumann, 그리고 첼로에 Nicolas Alstaedt. 세 사람의 트리오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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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6~19세기 유럽음악이라고 정의한다면 대답은 No입니다. 탱고는 남미에서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도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서 탱고 음악이 울려 퍼지는 것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곤 합니다.

✨: “뭐야, 그럼 탱고 음악도 클래식 음악이야?”

먼저 ‘탱고’는 남미의 이주 노동자가 느끼는 배고픔, 고통, 외로움을 동작으로 승화하여 아르헨티나 민속 음악에 맞춰 추는 춤에서 기원했어요. 남녀의 몸을 붙이고 춤을 추어야 한다는 점과 노동자의 음악이라는 점 때문에 당시 상류층에게 거센 반발을 샀죠😾 그러나 노동자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지고 탱고 음악이 악보로 판매되면서 점차 이전의 오명을 벗어나 갑니다.

그 중심에 오늘 레터의 주인공 피아졸라가 있었는데요, 그는 '누에보 탱고'로 탱고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탱고와 탱고 음악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데에 큰 공을 세웠어요. 이에 해외 유명 공연장에서도 탱고를 무대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오늘날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서도 그의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것이죠 🎟

©️Pinterest

1921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르델플라타에서 태어난 피아졸라는 4살부터 16살까지 약 12년 동안 뉴욕에서 생활했습니다. 교육열이 높던 아버지는 8살이던 피아졸라에게 반도네온을 선물해주었고, 그 덕에 피아졸라는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려 뉴욕 브로드웨이 라디오에서 반도네온 연주를 녹음하는 기회를 얻게 되어요👶🏻 게다가 당시 뉴욕은 예술의 온상지였기 때문에 라흐마니노프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등 여러 음악 양식을 접할 수 있었으며 추상미술을 비롯한 타 장르의 예술과도 친해질 수 있었답니다.

16세에 다시 돌아온 아르헨티나에서 탱고의 매력에 흠뻑 빠진 피아졸라는 뉴욕에서의 예술적 경험과 파리 음악원에서 나디아 불랑제에게 배운 음악을 바탕으로 하여 탱고 음악에 음향적, 음악적 실험을 하였는데요. 그 결과 '새로운 탱고'라는 뜻의 '누에보 탱고' 양식을 확립하게 됩니다. 누에보 탱고는 전통 탱고와 비교하면 조성이 뚜렷하고 반복이 많아 우리 귀에 익숙하게 들려요. 마치 클래식 음악처럼 말이죠! 그 덕에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고요 🌚

피아졸라와 반도네온

반도네온

유럽, 혹은 남미의 거리를 떠올릴 때 자주 등장하는 악기가 있습니다. 바로 반도네온인데요, 수염 난 아저씨🧔🏽가 반도네온을 들고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장면은 영화에 자주 등장해 눈에 익죠. 길거리와 너무 잘 어울려서 그런지 반도네온이 교회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악기라는 점은 좀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친근한 아저씨들이 연주하는 이미지 때문에 연주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운지법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전후 음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에 오랜 연습을 필요로 하는 악기라고 해요.

공기를 이용하여 소리를 내는 건반악기이기에 ‘휴대용 오르간’이라는 별명을 가진 반도네온! 피아노가 연주할 수 있는 음이 88개인 데에 반해 크기가 작은 반도네온은 무려 142음을 연주할 수 있어 의외라는 평을 받기도 하죠🙊

이 곡은 그가 반도네온 연주자로 있었던 탱고 5중주🎻 를 위해 작곡되었는데요, 여기서 탱고 5중주는 앞서 소개한 반도네온, 바이올린, 피아노, 베이스 그리고 전자기타 연주자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피아노 5중주, 현악 4중주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듯해요.

작곡가 비발디는 사계절을 주제로 작곡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음악을 만든 반면, 피아졸라의 <사계>는 이 그룹을 위해 그때그때 작곡한 음악들을 정리하여 모은 것이에요. 이처럼 각각 따로 작곡된 네 계절은 탱고 5중주의 10주년 기념일에 출연한 쇼 프로그램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라는 완성된 모음곡 형태로 최초로 연주되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계’를 연주한다고 하면 봄부터 겨울까지 순서대로 연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작곡된 순서에 따라 여름🌴부터 가을🍂, 겨울☃️, 봄🌷 순서로 연주한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구>, Benito Quinquela ©️ Artnet

그중 <가을>은 가장 처음 작곡된 곡은 아니지만 1969년 앨범 <안녕, 아버지 (Adios Nonino)>에 수록되며 앨범으로 그 기록이 남은 첫 계절이에요.

하나 더! <가을>을 들어보면 음악을 연주하는 데에 다양한 기법이 사용됨을 알 수 있어요. 리듬이 규칙적이지 않고 한 번에 몰아서 연주한다거나 급작스러운 장식음을 추가하는 것처럼요. 이 말은 음악을 즉흥적으로 바꾸어 연주할 수도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레터에서 소개한 연주를 들어보면 연주자 기량으로 활을 강하게 긋거나 리듬과 음색을 변경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현을 튕기고 거친 소리를 내는 등 각 연주자의 즉흥적 순간이 모여 의외의 앙상블🍔 을 이루는 것이 또 다른 재미 요소입니다.

🗣11월 2일 월요일, GLIT이 야심차게 준비한 종이 매거진 <Ambivalence> 가 출범합니다🗣

GLIT이 3개월 이상 준비한 "L'ambivalence de la musique" 프로젝트가 드디어 11월 2일, 텀블벅을 통해 정식 오픈합니다. 많은 글리터가 GLIT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종이 매거진을 꾸준히 요청해왔는데요, 오랜 준비 끝에 첫 발행을 코앞에 두고있어 정말 떨립니다🤭

GLIT의 첫 종이 매거진은 "음악의 양면성"을 주제로, 아름답게만 여겨졌던 클래식 음악의 이면을 들추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오페라에 드러난 여성 혐오부터 정서가 불안정한 어린아이 모차르트, 음악의 폭력성, 클래식 음악계와 관객의 이중성까지. 고고한 모습을 한 클래식 음악의 민낯을 고발할 예정이에요.

아직 본 프로젝트 오픈 전이기에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하기 이르지만, 다음 뉴스레터에 글리터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더욱 자세한 정보를 드릴게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조금씩 선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입니다😌)

11월 2일 정식 오픈날 매거진 공개 알림 신청을 받아보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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