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을 글릿 살롱에 초대합니다

(광고) #파니 멘델스존 #한 해

2023. 4. 21.

📆 님을 글릿 살롱에 초대합니다

Opening Act

(광고) 수전 톰스: 피아노의 시간

꼭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가 낯선 분은 많이 없을 것 같아요. 이는 피아노가 이미 하이든 시대부터 가정음악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집에 가정용 피아노를 들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연주할 곡에 대한 수요도 늘었겠죠! 이를 위해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과 같은 많은 음악가는 피아노를 위해 불후의 작품들을 작곡했어요. 오늘의 오프닝에서는 피아노를 위해 만들어진 여러 작품과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수전 톰스의 《피아노의 시간》을 소개합니다🎹

"베토벤이 들었던 피아노 소리를 직접 듣는다고 해서 당시의 피아노 소리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대 피아노는 그 시대 소리 세계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 수전 톰스, 《피아노의 시간》

클래식 음악의 큰 부분으로 성장해 온 피아노는 사실 '음악의 일부'라기보다는 그 역사의 흐름이 그대로 묻어 있는 '소리 세계의 일부'예요. 예컨대 베토벤의 음악뿐 아니라 베토벤이 살았던 시대를 모두 반영하고 있죠.

수전 톰스는 스스로 여성 피아니스트로서, 악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책을 완성했어요. 물론 여성으로서 피아노를 '잘' 연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수전 톰스는 자신의 경험 뿐 아니라 여러 여성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남성 피아니스트 못지않게 선전한 선례를 보여주고 있어요.

"여성은 오랫동안 피아노를 연주해왔지만 피아노는 기본적으로 남성이 설계한 악기다. ...

여성 현악 연주자들은 여성 연주자에게 맞는 작은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구할 수 있는 반면 여성 피아니스트는 남성 연주자와 똑같은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

여타 음악 서적과는 달리, 수전은 연주자의 시각에서 각 곡에 따른 연주 방법을 크게 어필합니다. 이로써 독자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알 길이 없던 연주자의 시각을 배우게 되어요🤓 사실 주로 청자 입장에 있었던 에디터들 또한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곡이라던가, 현대곡을 대하는 연주자의 마인드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앞에 둔 피아니스트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 같아 설레는 경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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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Act

Fanny Mendelssohn : Das Jahr H.385 'April'

👏🏻👏🏻 오늘의 메인 연주는 파니 멘델스존의 곡 <한 해(Das Jahr)> 중 '4월'이었습니다!

“사랑하는 펠릭스, 이 겨울에 단 한 곡도 작곡하지 못했단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전보다 연주는 더 많이 하고 있지만, 가곡을 작곡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아. 그런 느낌을 다시 알 수 있을까?”

파니 멘델스존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양질의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가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심지어 동생 펠릭스 멘델스존 역시 누나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여성은 전문 음악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파니는 음악가로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직접 일요음악회를 기획하여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빅토리아 여왕에게 직접 쓴 음악으로 인정받기도 했고요! 그러나 출산과 육아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목표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같은 음악적 침체가 계속되자 파니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어요. 당시 로마에서 활동중이던 구노, 베를리오즈 등 다른 음악가들을 만나 창작욕을 충전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함이었죠. 그 후에 베를린에 돌아와 작곡한 곡이 바로 오늘의 작품 <한 해>랍니다🌱

©Radio France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작품은 한 달을 테마로 하는 총 12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악장 앞에 짧은 시가 삽입되어 있으며, 시의 내용은 각 악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그러나 오늘의 곡, '4월'에 삽입된 것은 특이하게도 괴테가 쓴 <3월>이라는 시입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3월은 아직 눈이 내리는 시기예요. 4월에도 가끔 갑작스럽게 눈이 내리기도 하죠. 파니는 봄이 찾아오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는 의미로 4월에 <3월>이라는 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나 더! 그냥 악보일 뿐인데, 마치 미술 작품 같다고요? 위 악보 속 그림은 바로 파니의 남편 빌헬름 헨젤이 그린 것이에요. 화가였던 그는 이렇게 파니의 악보에 그림을 그려주어 배우자의 음악 활동을 지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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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écile Chaminade: Flute Concerto Op.107

19세기 미술 작품들을 보면 여성들이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작품들이 많아요. 이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Opening Act'에서도 이야기했듯 18세기 말, 가정용 피아노가 보급되면서 많은 여성이 쉽게 피아노를 접하고 연주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는 곧 ‘살롱’ 문화와도 연결이 됩니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여성은 많아졌지만, 여전히 공식적인 음악 활동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서로의 음악을 발표하고, 감상하는 공간인 '살롱'을 만든 것이죠.

파니는 감히 살롱을 대표하는 작곡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살롱에서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작곡가 세실 샤미나드는 ‘살롱만을 위한’ 음악을 작곡했을 정도로 이곳의 음악 문화에 애정을 품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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