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얼마 전,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을 보았어요. 타지에서 나고 자란 고려인이 노래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것을 보며, 음악과 문화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유대감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사실 음악은 오랜 과거부터 공동체를 끈끈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종종 사용되었습니다. 유대교 기도문 일부를 가사로 활용한 "Avinu malkeinu(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왕)"은 세계 곳곳에 있는 유대인들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음악 중 하나예요. 지금은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자신의 종교와 뚜렷한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유대인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이자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역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자신의 유대계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예계 데뷔 전에 개명하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이름을 지켰다고 해요.

오늘은 "Avinu malkeinu"를 시작으로, 유대인들의 삶과 음악에 푹 빠졌던 또 다른 음악가, 블로흐의 음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Main Act

Ernest Bloch: From Jewish Life, B. 55: I. Prayer by Sol Ga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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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nold Schönberg: 바르샤바의 생존자(A Survivor from Warsaw)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도 민족의 규범,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집단을 이르는 말인 "디아스포라". 지금은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이 용어의 기원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산 유대인이었어요. 이들은 성경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것처럼 수천 년간 유럽과 아프리카 지방을 돌아다녔고, 이 때문에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개인과 집단의 노력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인 부호는 물론,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들 중에 유독 유대인이 많다고들 하는데요. 오늘의 음악가 블로흐뿐 아니라 저번 주에 소개한 멘델스존도 유대인이었습니다👀 비록 멘델스존은 기독교로 개종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대교를 믿지는 않았지만, 반유대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기는 충분했죠. 저번 주 뉴스레터의 Opening Act에서는 바그너를 소개하면서 표제음악 작곡가로서 멘델스존과의 유사점을 이야기하였어요. 하지만 바그너는 "음악의 유대교(Judaism in Music)"라는 저서에서 유대인들이 음악에 해를 끼친다고 할 만큼 알아주는 반유대주의자였습니다. 그 덕에 자신에게 영향을 준 그랑 오페라의 대표주자, 프랑스 유대계 작곡가 자코모 마이어베어까지 비판하였죠.

"유대인 음악에는 차가움과 무관심뿐, 사소함과 넌센스가 없다."

- 리하르트 바그너

수천년간 반복된 이주와 외부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이야기했듯이, '음악'은 이들, 디아스포라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큰 역할을 하지요. 블로흐가 자신의 음악 세계에 정체성을 드러냈던 이유도 바로 음악이 가진 힘을 알아서이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