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

2000년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은 에디터 W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IMF로 모든 것을 잃고 열차 앞에서 선 영호(설경구)는 기차 앞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명대사를 외칩니다🗣️ 영화는 이 외침을 기점으로 관객들을 과거로 데려가 한국의 굵직한 현대사 속 한 남성의 모습을 비추어요. 감상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1980년 군인이었던 영호가 광주를 대하는 모습과 87년, 학생 운동가를 고문하는 경찰 영호의 상반된 모습이었는데요. 이로써 관객은 하나의 개인으로서 영호를 바라볼 때와 사회적인 잣대로 그를 바라볼 때의 충돌을 느낍니다.

오늘의 메인 곡은 헨리크 구레츠키의 "교향곡 3번". 일명 "슬픔의 노래"라고도 불리는 곡이에요. 1995년 국내에서 발표된 정찬 작가의 동명 소설, <슬픔의 노래>에서는 폴란드로 구레츠키를 인터뷰하러 가는 기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찬은 이 음악을 통해 아우슈비츠를, 아우슈비츠의 기억으로부터 80년 5월 광주의 일을 불러오죠. 오늘은 이처럼 한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예술 작품과 그 안의 여러 가지 시각을 제시하며 뉴스레터를 시작해 봅니다✍🏻

Main Act

👏🏻👏🏻 오늘의 메인 연주는 헨리크 구레츠키의 "교향곡 3번"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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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el Haas: Suite for Oboe and Piano

오늘은 음악가 파벨 하스의 음악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합니다. 파벨 하스는 나치 점령기 유대계 체코 작곡가로, 아우슈비츠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 중 하나에요. 하스의 마지막 모습은 1944년 나치가 만든 선전 영화 🔗<총통이 유대인들에게 도시를 선물한다(Der Führer schenkt den juden eine stadt)>에서 볼 수 있는데요. 영화에서는 곡을 연주하고 난 뒤 하스가 인사하는 장면이 찍혀있습니다.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은 하스가 생을 마감하기 전, 감옥에서 마지막으로 작곡한 곡이에요. 그의 분노나 대담한 메시지가 느껴져서 주목하기보다는, 이 음악의 존재가 역사의 잊어서는 안 될 한 장면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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