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발랑탱 알캉 #Barcarolle 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Charles-Valentin Alkan: Le Festin d'És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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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이솝의 향연"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이 곡을 조금 더 친절하게 풀이하자면 "이솝의 축제" 즘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곡가 알캉의 대표곡이라고도 불리는 "이솝의 향연"은 많은 음악가가 사랑한 곡인데요. 에디터 W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 역시 이 곡을 연주했습니다🎹
퀘백 출신의 피아니스트 아믈랭은 이미 20세기 피아니스트들의 작품을 레퍼토리로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근현대 작곡가들이 악보에 그려낸 현란한 스킬들과 불협화음들을 잘 소화하는데요. 샤를 발랑탱 알캉의 작품들 역시 아믈랭의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입니다.
사실 알캉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더욱 주목받은 작곡가예요🎩 아믈랭에 앞서 1960년대, 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로널드 스미스가 알캉을 연주했고, 그보다 더 앞서 부조니 역시 알캉의 곡을 발굴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인정받고 있죠. 대체 알캉이 누구길래 세기의 피아니스트들이 주목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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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Act
Charles-Valentin Alkan: Barcarolle, Op.65 N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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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메인 연주는 샤를 발랑탱 알캉의 "Barcarolle(뱃노래)" 였습니다!
알캉만큼 이솝과 잘 어울리는 작곡가도 없을 거라는 건 확신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솝이라기보다는 '우화'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알캉은 굉장히 독특한 사인(死因)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무려 책장에서 탈무드를 꺼내려다가 책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수많은 책에 깔려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썰에 불과합니다만, 음악가가 작품보다 사인으로 유명한 경우가 흥미로워 소개해 보았어요📚
1813년, 파리에서 태어난 알캉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음악에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6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한 것은 물론, 8살에 바이올린 독주회를 열었을 만큼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죠. 이렇게 어린 나이에 바이올린 독주회를 했으니 다들 바이올린 비르투오소로 예상했겠지만, 놀랍게도 그가 이름을 알린 악기는 바로 피아노였어요. 당시 악마의 피아니스트로 명성이 자자했던 리스트, 그리고 쇼팽과 경쟁했을 정도이니 그의 실력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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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외로워 ;
뛰어난 재능을 가진 만큼, 활동 초기부터 알캉은 여러 음악가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활동했으니 그가 사교계의 유명 인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죠. 쇼팽과는 아주 친밀했고, 문학계 거장인 빅토르 위고나 조르주 상드와도 교류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연주는 물론, 작곡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가 긴 시간 공백을 가진 것은 쇼팽의 죽음 때문이었어요😢 절친한 친구를 잃고, 자신이 강사로 몸담고 있던 파리 음악원에서도 내부의 문제로 크게 실망한 그는 약 26년의 은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공백기 동안 두 번 정도 공연을 하지만, 다시 방 안에 자신을 가두었죠.
오늘의 곡 "Barcarolle"는 알캉의 음악 후기, 즉 두 번의 공백기 중 마지막 시기에 작곡된 모음곡집 "Recuels De Chants"에 수록된 곡입니다. 들으면 조금 '쉽다'는 감상을 받을 글리터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앞서 Opening Act에서 소개했던 "이솝의 향연"처럼 엄청난 기교를 요구하는 알캉의 여타 곡들에 비해 연주 난도가 훨씬 낮습니다. 제목인 "Barcarolle"는 '뱃노래'를 의미해요⚓️ 관련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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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Chopin: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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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닐 트리포노프(Daniil Trifonov)의 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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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음악가들이 즐겨 쓴 곡의 제목 혹은 형식을 톺아본다면 이 뱃노래는 결코 빠질 수 없을 거예요. 알캉만해도 다수의 뱃노래를 작곡했고, 포레, 쇼팽 등 다양한 작곡가들 역시 뱃노래를 즐겨 썼거든요. 곡을 들어보면 잔잔하고 감성적이며 때로는 우울하게도 느껴지는 뱃노래, 오늘은 이 친구를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뱃노래는 말 그대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뱃사공들이 노를 저으며 부르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를 통해 18세기 뱃사공들의 뱃노래 스타일을 유추해 볼 수 있어요. “명확한 장단이 없이 같은 템포로 흐르며, ... 노래를 부르는 이가 낭독 조로 각 절의 내용에 따라 음의 높낮이를 바꾸며 즉흥적으로 부른다.” 반면 이것이 본격적으로 악보화 된 장르는 바로 오페라였습니다🗣️
프랑스 작곡가인 앙드레 캉프라(André Campra)나 데라바(Michel de la Barre)의 오페라에서 처음으로 제목에 'Barcarolle(바르카롤)'이 명시된 곡들이 등장했고, 이 곡들은 대체로 3/4, 6/8 또는 12/8의 복합박자가 사용되어 기존의 클래식 곡들과는 다르게, 어떻게 보면 리드미컬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어떤 이들은 이러한 복합박자가 넘실거리는 물과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또한, 대체로 베니스/베니스인을 주제로 하거나 곤돌라 사공, 어부, 바다 등 '물'을 소재로 하는 노래라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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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형의 뱃노래는 점차 살롱으로 건너가면서 가사가 있는 곡에서 기악곡으로 모습을 바꾸었고, 수많은 작곡가가 즐겨 작곡하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 때문에 이미 18세기 말에는 곤돌라 사공의 노래와 바르카롤이라는 장르의 직접적인 관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에디터 역시 말만 빌려왔을 뿐, 뱃사공들의 노래와 오페라에서 쓰이기 시작한 바르카롤 사이에는 큰 유사성이 없지 않나, 라는 의견이랍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모습을 변하는 '물'이라는 소재는 낭만 시대 음악가들이 특히나 사랑한 소재입니다. 숨차게 달려온 오늘의 뉴스레터는 알캉의 절친한 친구였던 쇼팽이 결핵으로 생을 마감하기 몇 년 전 작곡한 뱃노래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작은 조각배에 탑승한 나의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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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SHI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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