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투리안은 1903년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난 작곡가로, 집안의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18살까지는 전문적인 음악 교육받기 어려웠어요🥺 그러나 어릴 때부터 고국인 아르메니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음악에 큰 관심이 있었고, 이 관심은 모스크바 대학의 생물학부에 다니면서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도시인 모스크바에서 각종 공연과 음악회를 접하며 꿈을 키우던 하차투리안은 결국 이듬해인 1922년, 그네신 음악학교에 입학하여 첼로와 작곡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29년에는 모스크바 음악원에 입학하여 미아스코프스키에게 음악을 배웠는데요. 학업 초반에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영향을 받았으나 교향곡 제1번을 발표한 이후부터 차츰 민속음악의 소재를 음악에 녹여내기 시작했어요👌🏻 하차투리안은 주로 기악곡에 집중하였고, 러시아의 바이올린 대가인 오이스트라흐를 위해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스탈린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르렀죠. 이후 당시 러시아 음악가들이 종종 그러했듯이 영화음악으로 잠시 진로를 틀어 음악 작업의 범위를 넓혀가던 그는 발레곡까지 쓰게 됩니다🩰

하차투리안은 평생 세 번의 발레곡 작업을 했어요. 첫 번째 발레곡은 아르메니아의 농장을 배경으로 한 <행복>, 두 번째 발레곡은 영웅적인 여성의 서사를 담은 <가이느>, 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스파르타쿠스>입니다. 그의 세 작품 중에서도 유독 <스파르타쿠스>가 사랑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음악도 음악이겠지만, 에디터들은 작품의 매력을 바로 플롯에서 찾았습니다.

발레 <스파르타쿠스>의 배경은 이름 그대로 스파르타쿠스 전쟁입니다. 인류 최초, 최대의 노예 반란으로 일컬어지는 이 전쟁은 로마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로부터 시작되었어요. 트라키아 출신의 스파르타쿠스는 로마의 보조 군으로 복무하다가 카푸아로 팔려 검투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지배층에 반하여 일으킨 반란은 78명의 동료와 함께 시작되었지만,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약 2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전쟁'으로 번졌죠. 

스파르타쿠스라는 인물에 관해서라면 위에 이야기한 정보가 전부일 뿐,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에 더해 그가 살던 시기가 무려 기원전, 로마 공화정 시기의 일인데다가 '노예'들의 서사이다 보니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적어요. 그러나 이는 오히려 예술 작품의 소재로는 제격이었습니다. 사실에 기반하지만, 신화적인 측면이 크게 부각되어 각색하기 딱 좋기 때문이죠😎 대충 플롯만 봐도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검투사 출신 주인공에, 노예들의 조직적인 반란이라니! 자극적인 요소란 요소는 모조리 끌어모은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었어요. 그 시발점이 된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의 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스파르타쿠스는 엔터테인먼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라고 했다고 하죠!

앞서 이야기했듯이, <스파르타쿠스>는 음악뿐 아니라 발레 작품으로도 의미 있는데요. 많은 안무가가 하차투리안의 음악에 기반하여 안무를 짰지만,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입니다. 당시 흔치 않았던 전쟁 이야기를 표현한 발레 작품과 그리고로비치의 안무가 더해져 발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여러 편견에 맞섰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어요. 이 작품은 현재까지 볼쇼이 발레단의 고정 레파토리랍니다!

💡 하나 더! 이 작품이 작곡된 1950년대는 2차 세계대전은 끝났으나, 여전히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던 시기였어요.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노예들의 반란을 다룬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죠. 어쩌다 이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하차투리안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압제자들에게 거세게 항거하면서 봉기했던 노예들의 반란을 부각시키는 불멸의 프레스코를 나는 그려보고 싶었다."라며 대답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