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카치니 #알치나 섬에서의 룻지에로의 해방 음악사에는 '가려진' 여성들이 많습니다.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 펠릭스 멘델스존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처럼 가까운 누군가의 그늘에 가려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죠. 오늘의 주인공 프란체스카 카치니 역시 아버지인 줄리오 카치니의 조연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려 여성으로서 처음 오페라를 작곡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요! 오늘은 글릿이 프란체스카 카치니의 오페라 <알치나 섬에서의 룻지에로의 해방>을 들고 왔습니다. 메디치 가문을 사로잡은 그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오늘의 음악 듣기' 링크에는 오페라 장면 1의 연주만 들어있어요. 제목을 다시 검색하거나, 아래 내려 보시면 전 장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재생목록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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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글릿 뉴스레터 개편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궁금증을 남겨주셨어요.
무료와 멤버십의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코너가 추가될 것인지 등등...
그래서 글릿이 새로이 개편될 뉴스레터 소개글을 써보았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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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디자인 ©️sv.musicology. com |
<알치나 섬에서 룻지에로의 해방>이 여성이 작곡한 최초의 오페라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요.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는 최초의 여성작 오페라라는 수식어를 가진 또 다른 작품인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도덕극, <오르도 비르투툼>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극음악이긴 하지만, 도덕극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에게 일종의 교훈을 주고자 만들어진 종교적인 🔗오라토리오예요. 따라서 이를 오페라라고 이야기하기 어렵죠. 하지만 오늘의 오페라 <알치나 섬에서 룻지에로의 해방>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발레또 인 무지카', 즉 무용과 음악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음악보다는 무용에 조금 더 힘을 실은 장르로, 르네상스기 피렌체에서 유행하던 형식이에요. 다만 이를 오페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프란체스카가 이 작품을 작곡했을 시기가 바로 오페라가 태동하던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
초판 악보 ©️sv.musicology. com |
당시 카치니가 살던 “토스카나 대공국”은 섭정이라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열한 살의 어린 나이인 페르디난도 2세 대신, 할머니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어머니인 크리스틴 드로랭이 나라를 대신 다스리고 있었거든요. 1625년, 막달레나는 자신의 딸 마르게리따와 조카인 폴란드의 왕자를 혼인시켜 외교 동맹을 맺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쓰인 작품이 바로 <알치나 섬에서 룻지에로의 해방>입니다. 극중 악역이지만 권력을 가진 마녀 '알치나'의 섬에서 '룻지에로'를 구하고 결국 선의 승리로 이끄는 여성 마법사, '멜리사'는 바로 당시 왕국을 다스리던 대공비 막달레나를 의미한다고 해요. 그러니 이 작품은 폴란드 왕자를 환영하고, 두 여성의 섭정이 성공적임을 알리는 상징으로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죠?👌🏻 |
프란체스카 카치니 (Francesca Caccini) |
토스카나 피렌체(플로렌스)에서 태어난 카치니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줄리오 카치니에게 음악과 더불어 라틴어, 그리스어, 문학, 수학 등의 교육을 받은 수재였어요. 음악으로는 하프, 테오르보, 하프시코드, 류트, 기타 등을 연주할 줄 아는 올라운더였고요. 이런 프란체스카의 실력을 알아본 토스카나 대공국의 크리스틴 드 로랭 대공비는 그에게 대위법을 비롯한 여러 학문을 배울 기회를 줬고, 심지어는 결혼까지 주선해줬다고 해요✌🏻
대공비의 총애를 받은 프란체스카는 결국 궁정 음악가가 되었어요. <알치나 섬에서 룻지에로의 해방>은 그런 배경 아래에서 작곡되었는데요. 다른 여성 음악가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 오페라는 악보부터 무대 구성안까지 모두 인쇄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권력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고요! 프란체스카는 토스카나 대공국의 궁정에서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유명한 음악가였어요. 여성임에도 메디치 궁정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던 것은, 카치니의 음악이 틀림없이 뛰어났기 때문이겠죠.
💡 하나 더! 프란체스카의 동생인 세티미야 카치니도 당대에 뛰어난 가수이자 음악가였다고 해요. |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자주 보이는 문양이 있습니다. 특히 관광지를 가면 많이 보이는데요, 이 문양은 바로 메디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입니다👀 메디치 가문은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피렌체 지방을 손에 쥐고 르네상스 예술을 부흥시킨 장본인이며, 3명의 교황과 2명의 프랑스 왕비를 배출해내 명성을 떨쳤습니다. 이 가문이 특히 이름을 알린 분야는 금융업과 예술 후원인데요, 당시 메디치 은행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을 통틀어 가장 부유한 은행이었다고 해요. 이를 계기로 피렌체에서 영향력을 얻게 되었고, 유럽 전체의 정치에까지 손을 뻗게 된 것이죠. 금전적인 넉넉함은 예술 후원에도 닿게 되었고, 그래서 예술작품이 모인 곳에 가면 피렌체 가문의 표식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랍니다.
💡 하나 더! 프랑스의 능력 있는 예술가들이 로마에서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장학 제도, 🔗'로마 대상' 다들 아시죠? 로마 대상을 수상한 작곡가로는 드뷔시, 릴리 불랑제 등이 있는데요. 이를 수상한 학생은 메디치 가문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묵으며 공부한다고 합니다. |
‘Faustus’, 라틴어로 '행운'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 속 파우스트 박사는 악마와의 계약으로 점점 파멸되죠💥 독일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인 <파우스트>는 리스트, 바그너, 말러, 구노 등 수많은 예술가에 의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해왔어요. 에디터는 구노가 작곡한 파우스트 속 아리아들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한국에서 만나볼 기회가 많지 않아 늘 아쉬웠습니다. 드디어 오는 22일, 예술의전당에서 구노의 <파우스트>가 오페라로 연주됩니다👍🏻 악마와 파멸, 몰입, 철학을 맛볼 수 있는 구노의 <파우스트>를 미디어 아트와 오페라로 다채롭게 느껴보고 싶다면 7월 22일, 예술의전당을 찾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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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SHI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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